![]() ![]() 내가 의경생활을 했던 반은 노무현 정권의 말 1년 그리고 이명박 정권에서 1년이었다. 노무현 정권때 집회시위에 폭력이 없었냐면 절대 그렇지 않다. 어차피 시위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오히려 잠잠했던 폭력시위가 더욱 거세어졌던 시기이기도 하다. 몇년만에 화염병이 나왔고 평택시위에서는 죽창이 난무했다. 내가 주로 나갔었던 시위현장은 반 FTA 시위였는데, 비교적 나는 후반부에 속하기 때문에 그렇게 큰 폭력을 경험하진 못했다. 노무현때 내가 격었던 폭력시위 중 가장 강력했던 것은 10월의 농민집회였었는데, 경찰은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사전차단에 나섰고 시위자들은 사다리와 각종 무기를 준비해와 공성전을 방불케 했다. 그때 시위에서 경찰 한명이 돌에 맞아 실명당했다. 집회시위의 폭력의 매커니즘이란 사실 그렇게 간단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촛불집회에 폭력에 대한 원인이 경찰이나 시위대 어느 한쪽에 있다라고 하기보다 더더더더 뿌리깊은곳에 원인이 있는것 처럼 보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봐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 2년동안의 의경생활을 토대로 생각한 집회 시위의 폭력에 대한 매커니즘은 이렇다. 먼저 정당한 방법의 작은 집회에 대한 얘기다. 1인 시위나 기자회견 회견같은 평화적이고 정당한 방법의 시위의 경우, 사실 경찰이 개입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이해 관계에 얽히고 얽인 상황에서 경찰은 그런 정당한 방법을 방해하기 일수다. 물론, 경찰이 기자회견장에 가서 그 사람들은 전부 불법 연행할만큼의 권력이 있지는 않다. 그러나 경찰은 자신들이 사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꼼수를 써서 그들을 방해한다. 예를들면 1인시위자의 주위를 둘러 밖에서 시위자가 안보이게 한다든지. 기자회견하는 장소를 바꾸도록 유도한다든지 그렇다. 소규모의 시위의 경우에도 그렇다. 제일 많이 사용하는 핑계는 '허가되지' 않은 집회라는 것이고, 허용데시벨이라든가 그런것들이 있는데, 그런 핑계를 대는 경우도 많다. 물론, 소규모 시위의 대부분은 좀 쓸데없는 것들이 많다. 아마 서울에서 이뤄지는 소규모 시위의 80%는 땅값 보상문제일 것 같고, 선거철에는 진보정당의 시위가 많다. 어찌되었든간에 소규모 시위의 경우에는 경찰들이 '불법적이지는 않으나' 결코 정당하지 않은 꼼수들로 그들을 방해한다. 그런데, 시위의 규모가 크면, 상황이 역전된다. 촛불집회나 반FTA 처럼 도심전체가 시위로 가득 차지 않아도 세종로나 마로니에공원같은데서 시위를 한다고 해도 서울에 있는 전 경찰병력이 비상에 들어간다. 주도권이 경찰에서 시위대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언듯 생각하기에는 경찰이 무장도 하고 조직화되어있기 때문에 경찰이 더 우세하다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집회가 어느정도 규모 이상으로 커지면 그 집회에 대한 통제력은 전혀 기대할 수 없다. 이명박 정부가 그렇게 악을 쓰고 촛불집회를 막아내려고 해도 그 촛불이 스스로 사그러들기 전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이유도 그렇고, 그 서슬퍼렇던 조선시대에도 민중집회가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조직화되어 있지않은 군중에 대한 통제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큰 규모의 집회에서는 경찰은 다른 태도로 임하게 된다. 집회 시위의 목적이란, 그들이 생각하고자 하는 바를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소규모의 집회에서 경찰은 바로 그 의도를 침해하기 위해 자신들의 권력을 이용한다. 그렇지만 반대로 큰 규모의 시위에서는 경찰은 최대한 움직임을 자제한다. 큰 시위에서 경찰과 시위대간에 충돌이 일어나면 경찰은 아무것도 얻을것이 없다. 그 충돌의 과정이나 내용과는 아무 상관없이 대개는 경찰을 탓하는 기사들이 나갈 것이고, 충돌없이 해산되는 시위보다 더 중요하게 그 시위를 다루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대규모 시위에서 폭력은 시위대에게 있어서는 그 어떤 방법보다도 효과적으로 자신들의 시위를 알리는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사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고 하더라도 폭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한낱 단신으로 밖에 다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폭력시위의 경우에는 전혀 상황이 달라진다. 그런 기회를 시위대는 놓치지 않고 폭력의 과정에 숭고하고 핍박받는 투쟁자의 이미지를 덧붙여 더욱 더 크게 포장한다. 예를들어, 어제 있었던 대전 시위를 생각해보자. 화물연대가 평화적으로 모여 깃발이나 흔들고 노래나 부르다가 해산했으면 사람들의 집회에 대해 가지는 관심은 지금의 반에 반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죽창과 만장으로 무장하고 경찰들의 공격해서 경찰의 강제연행을 유도해낸다면 효과는 극대화 될 수 있다. 경찰에 반감을 가진 많은 사람들은 죽창과 만장보다는 경찰의 강제 연행에 더 주목할 것이고, 자신들의 유리한 사진들을 짜맞추어 배포하면 그야말로 '숭고한' 이미지는 형성되는 것이다. 촛불집회에 대해서도 보면, 초기에 촛불집회는 청계광장에서 비교적 평화적으로 시작되었다. 촛불집회가 시작되고 처음 일주일정도 동안은 직장이나 학교를 마치고 온 사람들이 청계광장에 모여 촛불을 드는 비교적 규모도 작고 평화적인 시위였다. 의경도 그때는 검정색 진압복을 입고 방패를 들고 서 있던 것이 아니라, 흰색 근무복에 맨손으로 주위에 배치되었을 뿐이었다. 그때 사진을 검색해 봐도 없어서 사진은 첨부하지 못하지만 내 2년간의 군생활을 걸고 이 사실을 보증한다. 어디에도 하이바를 쓰고 방패를 든 경찰들은 없었다. 그렇게 일주일정도 촛불집회를 계속 하던중에, 사건이 터졌다. 그간 서울에 있는 세개 중대 정도가 돌아가면서 촛불집회에 나갔었는데, 우리 중대 차례가 왔다. 애들이 걱정하길래, 어차피 근무복 입고 나가서 서있다가 오기만 하면 된다라고 말했는데, 그때 마침 일이 터졌다. 집회가 거의 끝나갈 무렵, 누군가가 청와대로 나가자고 선동했고, 시위대들이 없다시피한 폴리스라인을 뚫고 세종로를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의경들이 섯불리 폭력을 사용했고, 평화적이기만 했던 집회와는 달리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졌다. 바로 여기부터가 모두가 알고 있는 촛불집회의 시작이다. 어쩐지 쓰고보니 촛불집회를 비하하거나 경찰을 옹호하는 것처럼 써지기는 했는데, 그런 의도가 아니라 이런 과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어쨋든 경찰이 먼저 폭력을 사용했고, 그런 경찰에 폭력에 분노한 시민들이 그 이후부터 세종로를 뒤덮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 나머지 군생활의 1년여는 촛불집회와 같이 했었던것 같다. 나는 조금도 촛불집회의 의의를 훼손하고 싶지 않다. 분명히 촛불집회는 중요한 어떤 의미를 남길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의미와는 별개로 그 때 그 상황을 온몸으로 격어야 했던 한 사람으로써 역사적 사건으로 이해되는 사건과 실제로 어느 현장에서 이뤄지는 사건으로서의 차이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숭고한 역사적 사건이 정말로 그렇게 숭고하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 의경에 들어가서 얼마간이 지난 후에 운동하는 친구가 물어봤다. 그거 직접 격어보니깐 어떠냐고. 그래서 내가 대답했다. 시위는 카드놀이 같은 거라고. 내가 의경에 들어가기 전에 생각하던 시위라는것은 끝에 몰린 사람들이 처절한 투쟁을 하는 숭고한 형태였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간단한 것이다. 교사, 경찰, 의사, 법관 같은것들이 어렷을 적에 생각하는것처럼 숭고한 방식으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는 것처럼 시위도 마찬가지다. 더 많은 것들이 얽혀있고 더 복잡한 이해관계들이 존재한다. 예를들어 용산에서 철거민들의 대변인이었던 전철연은 동대문 철거때는 조합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풍물시장 상인들을 핍박하던 존재였다. 결국엔 집회시위도 하나의 게임이다. 언듯보면 아주 단순한 룰을 가지고 있는 듯 하지만, 단순히 그 룰을 알고있다는 사실만으로 판에 끼어들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경찰이든 시위대이든 자신의 목적을 위해 치밀한 계산을 해야하고 힘싸움을 해야한다. 그게 고작 20살 남짓한 눈으로 본 이 세계의 모습니다. 덧붙여, 집회시위의 매커니즘에 대해 말하면서, 대규모의 시위는 그 아무리 어떤 강력한 조직이라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는데, 이명박 정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 하다. 사실, 촛불집회 중반부터 삽질을 하기 시작하더니 아주 기상천외한 짓들을 하고 있다. 자신들이 집회시위를 아예 틀어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그게 바로 그 이전과 다른 점이다. 내가 지금 의경이 아닌게 다행이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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